'인성교육 전문가' 변신한 한국PC 아버지 이용태 前 삼보컴퓨터 회장



대한민국 벤처기업인 1호, 한국 PC의 아버지, 초고속인터넷의 선구자….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사진)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15년 동안은 ‘인성교육 전문가’이자 유학문화 연구단체인 박약회(博約會) 회장으로 활동한 날이 더 많다. 구순(九旬)이 가까운 나이에도 직접 현장 강의를 위해 전국을 다니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선구자였던 그가 인성교육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용태 박약회 회장은 “인성교육은 흔히 입에 올리면서도 누구 하나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다”며 “훌륭한 기술도 좋지만, 훌륭한 사람을 만든다는 일에 매료됐다”고 했다.

논어의 ‘박문약례’(博文約禮: 널리 학문을 닦고 예를 지킴)라는 구절에서 이름을 따온 박약회는 1987년 설립됐다. 이 유교문화 발전을 위한 유학자들의 모임에서 시작했다. 현재는 군인·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 사업과 함께 시골 마을에서 현대식 향약을 실천하는 운동도 하고 있다. 그동안 이 단체의 인성교육을 수료한 인원만 100만 명이 넘는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통신 특별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89년을 살아오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상으로는 처음이다. 이 회장은 “IT 분야의 공로를 정부가 드디어 인정해줘서 기쁘다”며 “100세가 될 때까지 인성교육을 현장에서 꾸준히 하고 싶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